윤재네 아빠로 살아남기/독서 이야기

[독서] 2023-06.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쪼꼬뎅이 2023. 4. 2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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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어령 이라는 분을 ‘구루’ 라고 표현했는지 책을 읽으며 알았다.

이 책은 이어령 교수라는 분이 죽음을 맞이하며 하는 마지막 인터뷰 같은 방식의 책이었다. 작가는 이 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고 싶지 않아 책을 쓴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글 하나 하나에 정성을 들인 티가 많이 난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이 분이 왜 이 시대의 ‘구루’라 평가를 받는지 알겠다는 것이었다. 책에서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평상스런 말이 없다. ‘책은 도끼다’ 라는 곳에서 책은 도끼로 내리찍을 만한 깨우침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이어령 교수가 하는 인터뷰에는 그런 깨우침이 있었다. 연세가 많으셔서 그간의 연륜이 있으셔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많은 울림을 주는 말들이 많았다.
 

인터뷰에서 말한 많은 이야기 속에 진리가 있다.

예전에도 보면 나이드신 분들이 참 말씀이 많으시다. 내가 이사 온 집주인도 할어버지이신데 말씀이 참 많으셨다. 하셨던 말씀 또 하고 또 하고 반복했다. 생이 얼마 남지 않으셔서 그러신가 이 책을 보며 느꼈다. 이 책에서도 이어령 교수는 참 말씀이 많으시다. 하지만 그게 노인의 라떼의 말이 아닌 그 안에 지혜가 있는 말씀으로 들렸다. 노인임에도 깨어있는 발언이 있었고 지금에도 적용되는 말씀이 있었다. 무릎을 탁! 치며 들은 구절도 있었으니 이런 분이니 이 시대의 구루라는 말을 들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 속의 생각

1.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
진실의 반대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망각이라 이야기한다. 진실은 오히려 거짓말일 때 더 빛이 나는 법이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는 것이고 빛이 있기에 어둠도 존재하기에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선 거짓을 회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할 때 회피하면 더 많은 고통과 여운이 남는다. 나 같은 경우도 아버지 가족 간 다툼이 있어서 할머니가 아프실 때 찾아뵙지 못했다. 솔직히 그런 행동을 하신 할머니가 싫기도 했다. 재산이 많지도 않으신데 딸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첫째 아들에게는 책임만 지어주고 결국 모든 재산은 딸에게만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할머니 장례식장에 3일을 있었다. 예전에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장손은 내 장례식 때 내 사진 들 아이라고. 그 말이 맞았다. 장례식 때 사진을 내가 들었다. 그 때 왜 더 찾아뵙지 못했을까. 왜 그 때 한 번이라도 가지 못했을까 라는 아쉬움이 많았다. 가족 간의 다툼은 다툼이더라도 할머니와 손자의 관계는 유지했어야 했는데 난 그러지 못했고 회피하고 망각했다. 그 뒤 많은 고통이 마음에 남았다. 결국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이라는 것이다.
 
2. 고아의 감각이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
고분 고분 살면 평생 진실을 모르게 된다(p.97). 세상이 주는 답 만을 받아들이고 살면 우리는 평생 진실을 모르게 되는 것이다. 진실을 꼭 알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아도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진실을 알아야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그리고 부족함 속에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찾게 되고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이 많을수록 무거워 지는 것이 아니라 가벼워 지는 것이다. 생각이 생각의 날개를 달면서 더 높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니 말이다.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물이 흐르는 대로 떠밀려 살아야 하는 것인지 힘들고 어려워도 역류하는 물로 올라가 내가 찾는 길을 가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3. 손잡이 달린 인간, 손잡이가 없는 인간
컵에 손잡이가 없을 때는 연결성을 가지가기 어렵다. 하지만 손잡이가 생기면서 연결성이 생긴다. 컵에 손잡이가 생기면서 컵은 개별성을 가지게 된다. 손잡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나를 잡아줘요’ 라고 말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손잡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단순한 컵이 아닌 개개의 컵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불러주었을 때 의미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4. 죽음의 자리는 낭떠러지가 아닌 고향
이 부분을 읽는데 제일 슬펐다. 죽음을 어떻게 표현했내면 어머니가 밥 해 놨으니 어서 들어와서 먹으라고 표현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을 죽었다 하지 않고 ‘돌아가셨다’ 라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어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돌아가셨다. 나는 잠시 지구별이라는 곳에 잠시 살다가 어머니께서 밥 해 놨으니 들어오라고 할 때 들어오는 것처럼 세상을 살다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회사 생활을 한지 벌써 17년 째다. 처음에는 짤리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어떤 생각이 드냐면 회사가 나에게 20년 동안 기회를 주고 가르쳐 줬으면 되었지 더 이상 얼마나 더 하나. 나가라 하면 “잘 놀다 갑니다.” 하고 나올 것 같다고 주변에 이야기를 한다. 죽음도 이와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5. 바보로 살아라, 신념을 가진 사람을 경계하라
세상의 기준으로 사는 것이 정답인가? 여기서는 아니라고 답한다. 세상의 기준으로 태어나지 못할 사람에게 사람 구실하라고 손과 귀와 눈과 뭐 하나씩 붙여서 태어나는 사람을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세상의 기준으로 가르치면 그 사람들은 기준 미달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 만의 재능을 발달시키면서 살아야 성공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근데 이게 맞다. 저게 맞다 라는 사고방식으로 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 참고는 할 수 있지만 그 신념이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6. 인생은 병원에서 시작해서 병원에서 끝난다.
예전에는 집에서 태어나서 집에서 죽음을 맞이했는데 세상이 발달하면서 집에서 태어나서 집에서 죽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그 없던 시절에는 그렇게 쉬웠던 것이 지금은 돈이 많아야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원에서 태어나서 병원에서 죽는다. 이런 인생은 얼마나 신기루 같은가. 인생은 죽을 때 흘리는 눈물 한 방울 뿐인 것을 말이다.
터미네이터 영화를 보면 터미네이터는 처음엔 눈물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없어져야 이 모든 것이 완성되는 것을 알고 소멸할 때 존의 흘리는 눈물은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는 됩니다. 이런 의미를 알고 떠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 생각을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 살면서 이런 의미조차 모르고 가는 사람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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